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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염 투병기 (+이니스프리 비건립밤)제품리뷰 2020. 9. 30. 11:48반응형
구순염 투병기 (+이니스프리 심플라인 컬러 립 밤 3호 달리아 컬러/ 비건립밤 )
나도 자연스럽게 대학에 들어가면서 아침마다 선크림을 두 번 레이어링 해서 겹쳐 바르고 쿠션을 두드리고
눈썹을 그리고 틴트 및 립스틱을 매일같이 발랐었다.
틴트와 립스틱만 항상 20개 정도 샀고 신상품이나 유행하는 컬러가 나오면 블로그 후기를 엄청나게 찾아 읽고
매장에 가서 그 유명한 어떤 제품 몇 호 컬러를 콕 집어 사오곤 했다.
어느 틴트던 틴트를 발랐다 하면 물이 얼룩덜룩하게 들고 입술이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졌었는데 난 모두 다 그러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 입술이 틴트랑 안 맞는 거였다.
그래서 립스틱으로 갈아탔는데 그것도 입술이 간지러운 것은 있었다.
쿠션을 두드린 얼굴도 늘 약하게 따끔따끔 간지러워서 긁지는 못하니 항상 얼굴을 손가락으로 톡톡 때리곤 했다.
모두가 그런 줄 알았다.
그렇게 수 년을 지내다보니 입술이 화끈거리고 물집이 나고 딱딱하게 굳었다.
껍질이 벗겨지고 물집이 줄줄 흐르는데 어찌나 아픈지.. 보통 낫는데 2주 정도가 걸렸다.
좀 나아지면 다시 화장하고 또 물집나고 벗겨지고…
하루 종일 일어나는 껍데기만 뜯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는 입술화장을 하면 안 되는 입술이었다.
그 명칭도 “구순염”(박탈성 구순염인 것 같다) 이라는 것을 한참 뒤에나 알았다.
곤란했다.
입술에 뭘 바르지 않으니 입술이 하얬던 나는 아프냐는 소리를 듣고,
(+ 입술에 화장을 완전히 끊고 1년이 지나니 신기하게도 심하게 컨실러를 두껍게 바른 것마냥 창백하게 새하얗던 입술색이 자연스럽게 혈색이 있는 색으로 돌아왔다.)
화장을 하지 않은 나를 불편하게 쳐다보는 시선들이 있었고 제품을 내밀면서 좀 바르라고 했다.
입술에는 항상 립밤이나 연고를 두껍게 얹어 다니느라 도저히 입술 화장이 안되니
눈에 진하게 스모키 화장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매일같이 눈에 섀도우를 많이 깔고 하루 종일 있다 밤이 되어서야 씻으니 눈두덩이까지 부풀었다.
파우치 하나 만큼을 남기고 화장대를 꽉 채운 모든 화장품을 버렸다.
있으면 계속 바르고 도지고 잠잠해지면 다시 바르기 때문에 눈썹 제품과 블러셔 하나를 빼고 전부 버렸다.
화려한 것을 좋아했는데 한순간에 “수수한 사람” 이 되어 버렸다.
어색하고 하얀 입술과 어두운 눈 밑이 괴로웠다.
맨얼굴로 사회생활 하는 것이 익숙해져야 했다.
“피부가 시키는 강제 탈코인가… “ 라는 생각도 했다.
입술에 생기가 돌았으면 할 때 바를 수 있는 화장품이 없어 짜증이 났다.
그래서 그나마 발견한 대안이 “이니스프리 심플라벨 립 컬러 밤”이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 9500원 주고 사서 택배로 받았다.
이 것 마저도 매일 쓰지는 않고, 기분 내고 싶을 때 바른다.
컬러는 립 밤 치고는 발색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보고, 맥 칠리와 색이 비슷하다.
나는 쿨톤이라 그런지 맥 칠리가 주황색 비슷하게 발색이 되어 결국 안쓰고 오래되어 버렸었다.
이 립밤은 칠리와 비슷하지만 발색이 자연스러워 문제 없이 쓰고 있다.
발색이 당연히 립스틱, 틴트 만큼 진하거나 이쁘지는 않다.
마스크/빨대에도 뭍어난다.
제품에서 나는 냄새도 향기롭지는 않다.
가끔 입술 색을 내고 싶은 때 바르면 만족스럽다.
구순염 등의 피부염으로 인해 화장을 하면 괴로운 사람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메이크업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피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된다.
나도 포기하는 데 수 년이 걸렸고. 수수하다는 말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넘쳐 흐르던 화장품 없이 립밤 하나로 살아가니 시간소요도, 물건소유 도 모두 미니멀 해져서 가벼운 삶을 살게 되었다.
구순염이 없었으면 미니멈도 할 수 없었을 거다.
구순염...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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